강남 납치·살인사건... 범행동기·수법. 추가범행여부 등 밝혀야할 의문점 많아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여성이 납치돼 살해된 사건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범행동기, 추가 공범 여부, 살해 방법·시점 등 아직 밝혀야 할 의문점들이 상당하다. 특히 주범으로 지목된 이모씨(35)의 변호사가 피해자와의 원한 관계를 부정하면서 사건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여성이 납치돼 살해된 사건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범행동기, 추가 공범 여부, 살해 방법·시점 등 아직 밝혀야 할 의문점들이 상당하다. 특히 주범으로 지목된 이모씨(35)의 변호사가 피해자와의 원한 관계를 부정하면서 사건 발생 이유부터 밝혀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경찰 대응 과정에서도 일부 석연치 않은 점들이 확인돼 재발 방지를 위해 수사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범행동기?…주범 코인투자 수천만원 손실, 변호인 "원한 관계 아냐"
이번 사건의 핵심은 범행 동기다. 우선 주범으로 지목된 이씨가 피해자 A씨가 근무한 코인업체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금전 거래 관계로 인한 원한이 핵심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이씨 변호인 측 "원한 관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변호인 측과 경찰의 입장을 종합하면 이씨는 A씨가 다니던 업체에 투자했다가 8000만원을 손해 보긴 했지만 이후 A씨로부터 2000만원을 지원받았고, A씨의 업체에서 영업일을 담당하며 보수도 받았다.
특히 이씨 측은 A씨가 가진 5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뺏기 위해 이씨가 범행을 벌였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수천만원의 손해 때문에 이같은 조직적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이씨와 A씨 주변인과의 관계, 이씨 배후에 있을지 모르는 제3의 인물과 A씨의 관계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황씨와 연씨의 살해 동기도 불분명하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을 보면 연씨와 황씨는 배달일을 하면서 알게 됐고 황씨와 이씨는 대학 동창이다. 연씨와 이씨는 황씨의 소개로 알게 됐다. 연씨와 황씨는 이씨의 제의에 따라 금품 목적으로 납치 후 살해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씨·황씨와 이씨 사이에 오고가기로 했던 금전 액수를 밝히는 것은 물론 A씨와 관련된 코인 투자 여부, 다른 동기 가능성 등도 수사해야 한다.
◇새로 드러난 사건 모의자…추가 공범·배후 있나
3명 외에 공범 또는 배후가 있을지도 사건의 핵심이다. 일단 이번 사건 모의 과정에 참여했던 피의자 B씨(20대·무직)가 살인 예비 혐의로 추가로 입건돼 조사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B씨는 살인예비에만 가담한 것으로 보여 현재는 이것으로만 입건했고, 종합적 수사 후 최종 적용 죄목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3인조가 A씨를 미행하며 사전에 범죄를 계획한 정황이 파악된 만큼 그사이 다른 이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한 이씨의 범행 동기가 충분하게 드러나지 않은 만큼 배후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현장서 발견된 주사기 살해도구?…6시간 행적 오리무중
살해 방법과 장소, 시점 등에 대한 의문점도 여전하다. 현재까지 A씨의 부검 구두 소견은 '질식사 의심'이다. 하지만 황씨와 연씨는 주사기를 사용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경찰 역시 주사기에 마취제 성격의 약품이 발견됐다고 소견을 내놨다.
하지만 이씨 측은 "(이씨의) 아내가 일하는 병원의 의사가 콜라겐, 미백 주사를 자유롭게 맞으라고 허락해서 주사기를 가져간 것일 뿐"이라며 "마취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한 경찰이 사건 다음 날 찾아낸 범행 차 안에서 고무망치와 주사기, 핏자국 등이 발견된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 폭력을 동반한 협박이 이뤄졌을 수도 있다. 경찰은 살해 시점을 포함해 납치 후 암매장까지의 6시간 행정도 구체적으로 밝혀내야 한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인과 사망 추정 시각은 피의자 조사와 행적, 부검조사 최종 확인 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실제 마취제가 피해자에게 투여했는지는 부검 결과를 종합해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 또 늑장보고, 사망 1시간 지나서 '윗선' 보고 …수배도 늦어
경찰의 늑장보고도 규명해야 한다. 사건 첫 신고가 들어온 것은 29일 밤 11시46분이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장에게 보고한 시점은 30일 오전 6시55분, 수서경찰서장은 같은날 오전 7시2분에 상황을 보고받았다. 범인들이 피해자를 살해한 시각이 30일 오전 6시쯤(경찰 추정)이어서 김 청장과 백 서장은 피살 1시간이 지나서야 보고를 받은 셈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경찰청장과 수서경찰서장에게 보고가 늦어진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보고가 늦은 것을 인정한다"고 유감을 표하고 향후 감찰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초동 조치 지연에 대해서도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경찰은 관제센터 폐쇄회로(CC)TV를 통해 30일 오전 0시33분쯤 납치 범행에 사용된 차량 번호를 확인하고, 20분 뒤인 0시56분쯤 일제 수배를 내렸다. 그러나 전국 수배 차량 시스템에 차량번호를 등록한 것은 같은날 4시57분쯤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잘못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야간의 경우 해상도가 낮고 시스템 인식률 자체가 떨어진다"고 해명했다.
0댓글